우리가 때를 미는 이유
목욕은 사람을 바꾼다.
몸을 이완시키고, 건강하게 한다.
더러운 것을 벗기고 정신을 맑게 한다.
새로운 사람으로 태어나는 과정이 된다.
한국에서는 이태리 타올로 때밀이를 하며
몸의 각질까지 밀고 나오니 우리의 피부도
새로 태어나는 기분이 든다.
어릴 적에는 생살을 벗기는 기분이었지만,
점점 커 가면서는 때를 밀지 않으면
개운하지 않은 기분이 들기도 한다.
한국의 특이한 점은 때를 밀어주는 직업인
'세신사'까지 존재한다는 것이다.
웹툰 [목욕의 신]에서 주인공 허세가
세신사 아빠를 때밀이라고 욕하면서
결국 자신도 금자탕에 들어가
운명적으로 때밀이를 할 수밖에
없게 된 이야기가 나온다.
자기 아버지를 모른 체할 만큼
세신사는 사회적 인식이 좋지 않다.
'때밀이'라는 말은 때를 미는 도구이자 행위이며,
속된 말로 세신사를 부르는 말이기도 하다.
'때'라는 인간 몸에서 나오는 더러운 각질을
만지기 때문에 마치 같은 취급을 한다.
세신사는 그런 폄하를 당할 직업이 못 된다.
세신사의 때밀이는 다르다.
사람의 예민한 피부를 다루기에
피부의 결과 상태를 고려하고
각질을 뽑은 뒤의 관리까지 챙긴다.
사람 맨몸을 하나하나 만져가면서
철저히 관리를 하는 직업이다.
아담과 하와도 부끄러워 했던
나의 맨몸을 귀하게 닦아준다.
어르신들은 세신을 하면서
자신의 속얘기까지 털며 힐링을 한다.
때밀이로 그들을 폄하하는 사람은
그들이 만지는 더러운 때가
자신의 몸에서 나온 때임을 잊어버린다.
더러운 오물을 만지는 사람이 아니고,
때를 벗고 나가면 달라질 내 삶을
만들고 도와주는 사람이었다.
그렇기에 목욕의 신이 된다는 건
한 명의 종교 제사장처럼
이 모든 과정을 고귀하게 여기고,
최선을 다하는 세신사의 길을
걷는 사람을 말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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